아버님 소개




   Category  
박꽃, 그 外
 집주인  12-08 | VIEW : 623
머루와 다래

까만 오두는 오월에 먹는데
빨간 앵두는 유월에 먹는데
노란 살구는 언제나 먹나
보리 빌 때면 따먹는다네.

흑포도 청포도 칠월에 따는데
청술네 황술네 팔월에 따는데
머루와 다래는 언제나 따나
서리 올 때면 따러 간다네.


박꽃

박꽃은 소박한 흰 꽃
조선의 옷 빛
물들지 않은 조선의 옷 빛
순박한 그 맛은
조선 사람만이 아는 귀한 꽃

황혼에 새 이슬에
고개 드는 흰 꽃
수집은 조선처녀
빛없이 타는 백열,
해진 뒤에 박나뷔만을 기다리는
깨끗한 꽃



짧은 시 안에 조선이라는 이름이 네 번이나 거듭된 것에
당시 아버님의 애타는 마음이 적셔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저립니다.
당신께서 시집의 제목으로 정하리만큼 아끼시던 시 같아서 소중하게 손질해 보았습니다.
앞의 시에서는 “서리 올 때”, 이 시에서는 “해진 뒤”라는 표현을 써서
일본의 패망을 은유적으로 예언하신 것에 유의하게 됩니다.




박꽃은 소박한 흰 꽃
조선의 옷 빛
물들지 않는 조선의
순박함으로
조선 사람만의
가슴에 피는
귀한 꽃

黃昏에, 새 이슬에
고개드는
수줍은 조선 처녀
순결로 타는 白熱

해진 뒤 오는
박나비만을 기다리는
깨끗한 꽃


어떤가요?
아버님이 표현하시고 싶었던 것은 시어詩語의 선택 따위를 넘어선
어떤 간절함이었을 것 같습니다만.





 PREV :   봄비 집주인 
 LIST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