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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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여름
 집주인  12-08 | VIEW : 635
농촌의 여름

許    然
                                                                          
나팔꽃 이슬에 저즌채 시든다마는
봉선화 나무 살찌고, 그 위에
푸른 벌레는 더 살찌다

담배 닢사귀 무겁게 느러진다, 그 밑에
깨끗한 메꽃 피어날 때다
해는 더딘 거름으로 하늘 복판에 들다
바람은 숨죽고 힌 구름은
하늘 한 모통이에 자리를 페다

고수핸 냄새 나는 깨꽃으로
벌떼 차저들고, 피마주 닢에서
더위가 숨드리다
애기 옥수수 빨간 머리털
가벼운 바람에 흔들니다

보리밥 딴솥에 끌는 소리 들닌다
닭은 홰를 찾는다
국냄새 구수하다
밀집자리 푸근푸근하다
초가 지붕에 박꽃 히다
灰暗을 숨어서 오는 박나뷔
지저귀 소리 신비롭다

쑥덕새 우는 소리에
귀를 밝히고
반디불 피는 곳으로
어두운 눈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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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시 몇몇편은 비록 송구스런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요즘 맞춤법을 써서 고쳐 보았었습니다마는
이 시는 아버님 쓰신 그대로 실어야 더 푸근한 느낌을 전하는 것 같아 한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당시 시의 원형을 보존한다는 관점에서도 뜻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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