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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강설 제7강, 제8강 - 부추밀 계신/진소경 계임에게 답함
 집주인  01-23 | VIEW : 506
12월의 서장 강설은 12/19 대통령 선거일이었고 무자년 첫 강설은 1/16 이었습니다.
두번 다 누군가가 익명으로 떡 보시를 해주셔서, 잘 먹고 강해를 들었습니다.

부추밀 계신이 불법에 들어가기를 기약하나
알음알이의 장애, 고요하게 앉는 것을 잘못 즐겨, 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하므로
이를  안타깝게 여긴 대혜스님이 간곡한 말씀으로 이를 바로 잡으려는 대목입니다.

'대개 세상을 사는 여유있는 선비가 오랫동안 세상살이에 빠져 있다가
홀연히 어떤 사람으로부터 고요한 곳을 향한 공부의 가르침을 받아
잠깐 가슴 속에 일이 없으면, 문득 집착하여 구경안락究竟安樂을 삼고
돌로 풀을 눌러 놓은 것과 같음을 알지 못합니다.
비록 잠시 소식이 끊어진 것을 알았으나
뿌리가 오히려 남아 있는 것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어찌 적멸寂滅을 투철透徹히 증득證得할 기약이 있겠습니까?'

가부좌 하고 고요히 앉아서 잠시 마음을 쉬었다고
성불成佛에 가까이 갔다고 생각하면 큰일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옛사람이 검은 산 아래 귀신 집에서 살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다'고 대혜선사는 지적합니다.
생사生死의 마음을 타파하여야 비로소 장애가 없다는 것이니
생사의 마음을 타파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무비 스님이 쉽게 말하기를
'죽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생사의 마음을 타파 하는 것'이라 합니다.
쉽게 '아는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삶의 순간 순간에 치열하게 생멸生滅하는 가운데서 오고 감을 보는 것이
불생불멸不生不滅을 바로 보는 중도정견中道正見이라는 것입니다.

마조의 법을 이은 장경화상의 말에
'지극한 이치는 말을 떠나 있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저 일[문자언구를 말함]을 억지로 익혀 공덕과 능력을 삼아서
자성自性이 원래 티끌 경계가 아니고 미묘하고 위대한 해탈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 대목을 무비 스님이 들어
전단향목栴檀香木으로 불상 조각을 만들면 그 향기는 부처의 향기가 아니라 전단향이며
같은 재료로 돼지상을 만든다 하여도 그 향기는 같다고 말하고
우리가 물상物象에 집착하는 것을 두고
'다만 눈을 비벼서 망령되게 허공에 꽃을 일으켜 보면서 그 꽃이 실재한다고 고집하는 것과 같다'고
장경화상의 말씀에 되돌아와서 풀면서,
불교니, 부처니, 중생이니 하는 언어문자로 형성된 상相은 모두 허상이니,
굳이 있다면 '이 말 듣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였으니 한번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팔만 대장경 어디를 찾아보아도 기도하라는 말씀이 없다면서
불교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만들었으니 본래의 부처 가르침으로 되돌리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므로
간화선을 권면한다고 합니다.
대혜 선사가 화두 들 때 네 가지 하지 말 것을 말씀했는데
생각으로 헤아리지 말며
언어 위에서 살 계획을 세우지 말며
입을 여는 곳을 향하여 승당하려하지 말며
부싯돌 치는 불과 번쩍이는 번갯불을 향하여 알려고 하지 말라 하였으니
깨달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면 이미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일상사와 공부의 문제에 대하여는 옛날 노화엄老華嚴의 말을 빌어
'불법이 일상 생활하는 곳과 행주좌와行住坐臥 하는 곳과 차마시고 밥 먹는 곳과 작용하는 그것이다.'
라고 하고 또 방거사의 말
'일상사가 특별한 것이 없어서 오직 내 스스로 짝하여 어울리도다!
붉은 색 자주색을 누가 이름 지었는가? 언덕과 산이 모두 점애點埃로 이루어졌도다!
신통하고 묘한 쓰임이여, 물을 긷고, 나무를 한다.' 하였으니
'오직 분별심을 내지 않으면 비어지고 밝아 저절로 비친다'는 조주 선사의 가르침을 되풀이 한 것입니다.

발심發心, 신심信心에 대하여는
'좀 건방지고 넘쳐라. 스스로를 비하卑下하지 마라.'는 것이 무비 스님의 말입니다.
'내가 이미 부처이니 내 길이 있을 뿐, 석가모니 부처가 간 길도 가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부처께서도 아라한들을 찬탄하여 이르시기를
'진정 자기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라 하셨다는 것입니다.
젖먹이 어린 아이가 마루에서 울면
엄마가 아궁이에 짚불을 넣다가도 불 번지는 것 차치하고 아이를 향해 달려듭니다.
도道를 구하여 울어보라고 합니다. 도가 달려든다는 것입니다.

방거사의 말씀을 인용하여 막음합니다.
'금생에 공부하여 투철하고자 한다면, 부처도 의심하지 말고, 조사도 의심하지 말고,
삶도 의심하지 말고, 죽음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름지기 결정적 믿음을 가지며, 결정적인 뜻을 갖추어서
생각 생각에 머리에 붙은 불을 끄는 것과 같이 해야 합니다.'

정천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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