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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은 아이
 집주인  12-18 | VIEW : 1,747
팔이 안으로 굽는다니 딱히 믿을 말은 아니지마는, 내자內子 말에 의하면 ‘당신은 제법 문재文才가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싸 한 품평品評인 것이 서울고등학교 시절에는
문예반 꽁무니를 좇아 다니는 것이 싫어 어설픈 야인野人 행세를 하면서도
‘울고 싶은 아이’라는 제목의 4~50매 조이 되는 단편소설을 써서
이른 바 경희문학상慶熙文學賞의 첫 번 수상자受賞者가 될 뻔한 과거도 있었습니다.

뒷얘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그때는 단편소설가 김광식金光植 선생이 국어선생을 맡고 계셨는데
첫 번째 경희문학상을 소설小說 부문에서 받게 하려고 국어선생님들로 구성된 경희문학상 심사위원회에서 내 글을 적극 추천하셨으나,
같은 이유로 시詩를 밀은 대시인이자 고참 선생인 조병화趙炳華 심사위원장에게 끗발로 밀려서
내 작품은 그만 가작佳作으로 미끄러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앙앙불락하여 내 작품을 교지校紙에 실리려면 가작이라는 표지를 떼어 달라고 떼를 부려
당시 교지 경희慶熙의 발간을 맡고 계시던 강신항 선생님을 난처하게 해드렸던 일이 부끄럽지만 미소로운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이제 김, 조 두 분 선생님 다 돌아가시고 수상자이던 진교준 동창도 타계했으니 48년만에 처음 공개하는 비화秘話라면 비화입니다.

서울공대 입학한 후에도 공학工學에는 뜻이 없고 무슨 낭만浪漫이니 퇴폐頹廢니 찾는답시고
뮤직홀에서 낙서落書나 끄적이고 공과대학 교지校紙 불암산佛巖山 편집팀에 붙어먹던 시절도 있어서
잡문雜文 나부랭이는 읽을 만 하다는 평도 얻었습니다.
만일 그때 경희문학상을 내가 타게 되었었다면 지금 내 인생항로는 어떤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을지.
생각해보면 절로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최근 아버님 유고遺稿를 정리하였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 쥐꼬리만한 재주도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었을 듯 싶습니다.
유고를 함께 정리한 작은 형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문예반 활동을 하여 시인 김관식金冠植 선생의 사랑을 받은 바 있었으나
결국은 국립해양대학교 항해과 교수가 되어 그 문재文才를 수필 몇 편 [바다에서 주운 이삭, 許逸 著 2005년 刊] 써서 남기는 데 그쳤고,
작고한 큰형은 늦깎이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그런대로 영화 몇 편[마도로스 박, 나를 깊이 묻어주오, 족보 등]을 남겼으니
우리 형제에 혹 문재文才가 있었다면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바가 아니라 할 수 없겠습니다.

언젠가 서울고등학교 도서관에 가서 옛 글 '울고싶은 아이'를 찾아다 여기 올려 추억의 이야기꺼리로 삼겠습니다.

2006. 11.
  
동글이
그 재주를 이어받아, 오빠는 작사를 했었나?!
허인정도 교지에 글 실렸었는데... 다들 주워온 자식들은 아닌가부다...

그 글, 꼭 올려줘요~ 난 여자라 서울고등학교 못들어갈껄?!
12-18 *
집주인
여자가 아니라 아줌마라니깐
아줌마 못가는 곳은 세상 아무데도 없어
12-18  
동글이
아무도 아줌마라고 안봐, 치이... =.= 12-18 *
인동
하하하 언니랑 아빠의 대화에 배꼽잡으며 웃다가 가요. ^^ 보고싶어요. 너무요...... 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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