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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죽선合竹扇
 집주인  07-23 | VIEW : 874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에 문방구 등을 넣어둔 충청장을 열고 쓸만한 부채가 있나 찾아 보았다.
몇년 전인가 영취산 축서사에서 템플스테이 하면서 반야심경 사경寫經하였던 막 부채가 하나,
을유년 여름 향곡香谷 아들 주례하고 답례로 받은 선면扇面 가득한 그의 세필 초서 적벽부 부채가 하나,
더 찾아보니, 우석대학교 김총장 방문시 기념으로 받은 전주작가 남강 우상기 화백의 산수화 부채가 하나,
한참 현천서실 드나들 무렵인 갑술년, 덥다고 공부 젖혀놓고 서실에 앉아 한담하다가,
마침 방문하였던 이왈종 화백이 현천 부추김에 못 이겨 수묵으로 그려 준 '중도의 삶' 부채가 하나,
그리고는 같은 날 현천이 써 준 자하紫霞 선생 구句 부채가 하나
그렇게 제법 여러 자루가 된다.

모두 꺼내어 펼쳐 놓으니, 서재 가득히 글씨 향기, 그림 향기가 피어올라
더위도 저만치 물러간듯 하다.

적벽부 쓴 향곡의 세필 부채는 작은 낙관 두 개만 찍힌 것이 좀 밋밋한듯 하여
소장하고 있던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 두인頭印과 내 장서인藏書印을 찍어 놓고 보니, 울긋불긋 그럴듯 하다.
왈종의 그림도 서실에서 끄적거린 것이라 낙관이 없어 밋밋하기는 마찬가지인지라,
내 장서인을 또한 귀퉁이에 찍어 액센트를 주어보았다.

여름은 더워야 맛이라며 현천이 써준 자하 신위申緯 선생의 구,
무더위를 식히는 여름 시로써 멋들어지기에 여기 써놓고 감상해본다.

綠陰如水鶯聲滑   녹음은 강물인듯
                        그 위로
                        꾀꼬리 울음 소리 미끄러지고

芳草和烟燕影消   방초는 안개인듯
                        그 사이로
                        제비 그림자 스러지네

그 밖에, 부채가 아니라 선면이지만,
한계寒溪가 써 주었던 것 두어 점은 남 주고 없고
이번 출판기념회에 현천이 써 들고 온 좌수左手 글씨 두보杜甫 구句 한 점.

不貪夜識金銀氣   탐하지 않으면
                        밤에도 금은의 기를 보고

遠害朝看麋鹿遊   해치려는 마음 멀리하면
                        아침에도 미록이 노는 것을 본다

자! 그러니 이제 어느 부채를 골라 들고  
이 더위, 나들이를 나간다?

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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