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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돌이팀에게서 배우는 것
 집주인  03-31 | VIEW : 598
비밀의 열쇠



'천년 가는 기업'을 만들기로 목표를 설정하여, 미래의 그늘[Shadow of the Future]을 충분히 확장하였다.

이제 이기적 존재들 간에 자발적 협동이 일어날 수 있는 첫 번째 환경을 마련하였으니, 다음에는 유전자 만큼이나 이기적이라고 설정한 기업[Selfish Enterprise]과, 이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가정이라는 자신만의 단위 사회를 경영하고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이기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성원 간에, 승-승을 설계하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등장하게 되었다.

회사에 봉직하고 있는 동안 늘 일을 위하여 가정과 가족을 희생한 적이 많다고 자부하는 임직원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라. 만약 직장과 가정 중 부득이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어느 편을 택할 것인가를… 실제의 경영 현장에서는 이런 난처한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이를 금기[Taboo]로 삼아 기업이나 구성원들이 상호 조심하는 까닭에, 이와 같은 양자택일에 직면해야 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런 경우가 닥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절대 다수의 구성원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가정을 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충성도[loyalty]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과 관련된 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승-승의 설계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스티븐 코비 박사가 정의한 승-승의 성품을 살펴 보기로 하자. 신뢰성[Trustworthiness], 성실성[Integrity], 성숙성[Maturity], 풍요의 심리[Abundance Mentality]등이 그것인데, 다 중요하지만 특히 ‘심리적 풍요로움’이 중요하다. 이것은 개인 고유의 긍정적 천성에 의하여 많고 적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떻게 환경을 설정하여 주는 가에 따라 많이 좌우 되는 품성이기 때문이다. 즉 나누어 줄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도록 환경을 설계해 주는 경우, 이기적 존재들 간에도 큰 어려움 없이 승-승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코비 박사는 이러한 설계 작업을 ‘승-승의 각본화’라고 명명하였다. 즉 상호 작용[interaction]을 하는 개체들이 나누어 줄지 않는 가치를 공동 추구하도록 합의케 함으로써 승-승에 의한 시너지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축구 대표 팀 부동의 미들 필더로서 활약하던 유상철 선수가 있다. 성실한 이미지 답게 은퇴 후 어린이 축구단의 코치가 되어 그 팀의 이름을 슛돌이 팀이라고 지어 붙이고, 즐기는 축구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그의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보았다.

우리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축구라는 경기란 승-패의 게임이다. 멀리 축구의 본 고장이라는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일어나는 팬들의 광적인 소동도 그렇고, 가깝게는 한-일 축구 전에서 열광하는 팬들의 높은 관심 역시 승-패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역시 축구 팀의 속성을 가진 슛돌이 팀의 목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유상철 코치에게 물어본 적은 없으나, 코비 박사의 각본화 과정을 따라가 보면 대체로 아래와 같은 목표들이 생겨난다.

첫째는 어쨌든 이기는 것이다. 지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란 없다. 다만 이기는 것이 전부냐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두번째는 무엇일까? 아마도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공정한 게임을 하고, 게임에 최선을 다했다면 승-패의 결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승-패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세번째는 협동심을 목표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팀 플레이를 했는지, 어떤지? 다른 선수를 도와서 멋진 플레이를 펼치게 했다면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많이 생긴다. 도와주면 언젠가 자신도 도움 받는다는 자명한 진리를 게임을 즐기면서 깨닫게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돕는 일은 상대 팀 선수에게도 베풀 수 있다. 자신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상대 공격수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는 어린 선수들의 풋풋한 우정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한다.

네번째는 즐거움이 아닐까?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졌다고 꼭 즐겁지 말란 법은 없지. 팀 동료를 돕는 과정, 그 결과를 공유하기, 게임 끝나고 되돌아 생각해보면 즐거운 이야기 꺼리가 꼬리를 문다. 승-패를 떠나서 게임을 즐겼는가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번째는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해 보면 어떨까? 게임이 끝나면 팀 선수들이 모여 앉아 오늘 게임에서 배운 점이 무엇인지 서로 의견을 나누게 하도록 한다. 오늘 배운 점을 활용한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달리 플레이할 수 있을지, 다음 게임이 기다려질 것이다.

자, 슛돌이 축구팀이 어떻게 여러 가지 목표를 만들고 승-승을 각본화하는지, 그 실례를 들었다.

기업 코치, 지망생, 창업자, 사장, 여러분 생각해 보시라.
기업경영에 있어서 공존하는 두 가지 대립되기 쉬운 이기적 목표가 있다.
‘기업의 영구 존속 발전’이라는 목표와, 구성원 각각의 ‘개인적 성취목표와 발전’을 어떻게 공동추구의 목표로 바꾸어 설계하여 놓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기업경영의 목표를 직설적으로 이윤추구에 놓고,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로 구성원을 드라이브하여 함께 돈벌이 최대화를 추구하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구성원 사이에서 이윤의 분배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생겨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이다. 이 문제의 해결이 순조롭지 못하여 생겨나는 노사 간의 부끄러운 싸움을, 또 그 허망한 결과를, 30여년 간의 압축성장의 부작용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최근 우리는 신물 나도록 보아왔다. 그러니 새로 세우는 기업, 특히 천년 가기를 목표하는 기업에서는 이런 어리석음을 다시는 범하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최종현 회장이 노심초사 자신의 사장학을 기초하던 1970년대에는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 아직 본격적인 노사 문제가 대두되기 훨씬 전의 일이지만, 이 문제를 최회장은 분쟁의 소지라는 문제로 보지 않고, 승-승을 설계하여야 영구히 존속 발전하는 기업을 설계할 수 있다는 ‘승-승 각본화’의 문제로 파악하였다는 데 그의 혜안이 있었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되돌아와서, 풍요의 심리를 갖게 하여 승-승을 이루게 하려면 나누어 줄지 않는 가치를 공동 추구하도록 설계하여야 하는데 그런 가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행복, 사랑, 평화, 우정,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이 우선 이에 속하는 가치로 머리에 떠오르지만, 불행하게도 의제擬制된 인격체인 기업은 이러한 가치만을 먹고 살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업과 구성원이 어떤 가치를 공동 추구하면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통한 존속과 발전을, 구성원은 주어진 기간[기업인으로서의 생애 또 그 너머 기업을 떠난 뒤까지] 자기발전과 물질적, 정신적 성취를 다 얻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복잡한 방정식인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한 해[解-solution]가 준비되어 있다. ‘일에 대한 정의’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 실마리가 보인다.

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인데, 그러면 일이란 무엇일까? 쉬운 단어이고 늘 쓰는 말이지만 정작 정의定義해 보려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일[work]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권위 있다는 옥스포드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Sustained physical and mental effort to overcome obstacles and achieve an objective or result
의역하면, 목표 또는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있을 때, 장애물을 제거해 그 성취를 이루어 나가는 육체/정신 양면의 지속된 노력을 통틀어 일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일은 혼자 하는 일과 함께 하는 일이 있는데, 일을 혼자 하면 주인공의 뜻대로 아무 갈등 없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일을 동시에 집행해야 목표 달성이 되는 일은 시도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또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여 시너지를 이루는 경우, 같은 목표를 이루는데 더 좋은 품질의 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일을 하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어떻게 한 사람이 하는 것처럼 일사불란, 모두의 입맛에 꼭 맞게 일을 하는 방법은 없는지 모색하게 된다.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여러 어려운 말 쓰지 않고도, 이것이 경영의 시작이라고 하면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두뇌활용[Brain Engagement]! 이로부터 얻어지는 창의력!
이것을 공동추구의 목표로 한다면?
여기에 생각이 이르렀을 때 최종현 회장은 크게 무릎을 쳤을 것이다.
이것이 ‘천년 가는 기업’을 설계하는 비밀의 열쇠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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