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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대모의 Simple Life
 집주인  02-23 | VIEW : 564
박병선.bmp (882.8 KB), Down : 16

매일같이 당신도 무언가를 한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16시간의 이용 가능한 시간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
만약 한 가지 방향과 일에 열중할 수 있다면 성공할 것이다.
다만 열중할 수 있는 그 한 가지 일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토마스 에디슨

오늘 아침 메일을 열었더니 누군가가 보내온 위의 짧은 글이 눈에 뜨인다.
어제 저녁 코칭 콘서트에서 박창규 교수가 소개한 정인영 회장의 말,
'삶의 키워드'는 Focus, Simplicity 라는
삶의 철학과 잘 어울리는 실천적인 글이다.

직지대모直指代母라고 신문들이 이름을 붙인 박병선 박사의 삶을 본다.

“자료를 찾으려고 몇 년을 두고 뒤지다가 마침내 찾아내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아세요? 길거리를 가다가도 그걸 생각하면 벙글벙글 웃음이 나옵니다” 하며 웃었다는 박병선 박사.
지난 2008년 ‘조선조의 의궤’개정판을 내려고 한국을 찾았을 때의 말이라고 한다.

1967년 어느 날 프랑스 국립도서관. 검은 머리칼을 짧게 친 39세의 한국 여성이 먼지 쌓인 책 한 권을 찾아냈다.
직지심체요절. 그때까지 중국 책으로만 알려져 있던 책의 맨 뒤에서
'1377년 금속으로 찍은 활자본'이라는 내용을 접한 순간 그녀의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이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5년 뒤 그녀는 파리에서 열린 '책의 해 기념 고서(古書) 전시회'에서
"직지는 1377년 금속으로 찍은 세계 최고(最古) 활자본"이라고 공개해 전 세계 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항의가 빗발쳤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독일 구텐베르크가 1455년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었는데 그것보다 78년이나 앞서 한국에서 금속활자로 책을 만들었다고?"

소란의 주인공은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 임시 직원이던 재불(在佛) 서지학자 박병선(朴炳善).
박 박사는 이 전시회와 유럽 내 '동양학자대회'에서 직지심체요절이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선 최고 활자본임을 입증해 국제적 공인을 받았다.
〈조선일보 1972년 5월 28일자 1면 특종 보도〉

11월 23일 별세한 '직지(直指) 대모' 박병선 박사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1955년 홀로 프랑스로 유학 갔다. 한국에서 유학 비자를 받은 여성 1호였다. 소르본대학과 프랑스고등교육원에서 각각 역사학과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67년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했다. 학창 시절 스승인 이병도(1896~1989) 교수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고서들을 약탈해 갔다는 얘기가 있는데 확인이 안 된다. 유학 가면 한 번 찾아보라"고 한 이야기를 가슴에 새긴 박 박사는 10여년간 도서관·박물관 등을 뒤지고 다녔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외규장각 도서를 찾아다니던 1975년 베르사유궁에 파손된 책을 보관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더니 사서가 푸른 천을 씌운 큰 책을 한 권 들고 나왔다. 책을 펼치니 조선 왕실 기록물인 '의궤(儀軌)'였다. 1866년 프랑스 군대에 약탈당한 후 도서관 창고에서 '파지(破紙)'로 분류돼 있던 외규장각 도서를 드디어 찾아낸 것이다.

올해 6월. 박 박사는 마침내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5년 만에 모두 고국으로 귀환하는 것을 지켜봤다. 외규장각 도서 귀환 환영식에 참석차 귀국한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일 것 같다"며 감격하면서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의궤가 한국에 영원히 남도록, 다시는 프랑스에 가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가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구심점이 잘 Focus 된, Simple Life를 살다 가셨다.
다음 생이 허용되더라도 아마도 똑 샅은 삶을 살겠다고 말하였을 것이다.
그 삶이 행복하였었다고, '나는 다 이루었다'고 말하였을 것임을 믿어마지 않는다.

탐진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Unfulfilled Life를 헤매며 살고 있는 중생들에게
수행이 바로 내 옆에 있음을 깨우쳐 주는 단순하고 아름다운 삶이다.

<글의 많은 부분과 사진, 조선일보 11/24 문화면 기사에서 발췌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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